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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당신이 옳다: 내 보호가 먼저다

by lee lala 2021. 8. 11.

당신이 옳다 / 정혜신 지음

 

 

심리적 경계 세우기

공감은 타인을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감을 시작하기 전, 선행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경계에 대한 인식 세우기입니다. 경계를 만든다는 것은 상대를 공감하더라도 나의 개별성은 훼손되지 않고 존중받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경계는 나뿐만 아니라 상대를 보호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내가 나의 선을 정확하게 결정하고 알려주지 않는다면 상대가 본의 아니게 무례를 저지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갑을관계에서 자신의 심리적 경계를 지켜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심리적 경계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점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갑을관계가 있을 수 있어도, 심리적으로는 갑을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때로 현실에서 '갑' 위치에 있음은 물론, 성격적으로도 상대하기 버거운 대상과 관계를 이어나가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대할 때는 무조건 회피하는 것도, 반대로 충성하는 것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다만 단호하게 내 존재를 드러내는 것만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내 보호가 먼저다.

심리적 경계를 세웠다면 그다음은 자기 보호에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공감은 감정노동이 아닙니다. 타인을 공감하겠다는 것이 내가 상처 받아도 된다는 허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타인에게 무작정 희생하다 보면 결국에는 마음에 화가 생기고 회의감이 몰려옵니다. 이후에는 힘들어하는 상대에게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뒤따릅니다. 이렇게 미움과 미안함이라는 양가감정으로 괴로워 하다보면 공감을 그만두고 싶어지는게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공감은 철저한 자기 보호에서 나옵니다. 나를 보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그 상대를 위하는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때문에 나의 선을 넘는 요구는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헌신한다는 마음 하나로 불합리함을 참을 이유도, 이해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수용할 이유도 없습니다. 무조건적인 수용은 두 사람 모두에게 옳지 않습니다. 나의 마음을 뒤로하고 타인에게 맞추는 것은 나의 존재를 지우는 것입니다. 나의 존재가 지워지면 타인을 공감할 힘 또한 없어집니다.

 

또한 자기 보호가 힘든 상황이라면 그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관계는 배움이 있을 때에만 유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서로를 위해 멀어지는 것 또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인보다 나를 먼저 공감해주자.

인간관계가 때로 어려운 이유는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끊임없이 나의 상처가 건드려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상처를 투영합니다. 이런 경우 타인에 대한 공감은커녕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타인을 공감하기 전에 나를 먼저 공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시로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따뜻한 시선으로 잘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나의 공감을 우선시해야 타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마음의 문제들이 타인을 공감하는데 어떤 방해를 하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말속에 요구와 기대하는 마음을 실게 됩니다. 내 과거의 상처를 충분히 치유하지 못하면, 상대로 하여금 똑같은 상처를 받지 말라고 이것저것 간섭을 하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남의 주도권을 빼앗는 것입니다.

 

반대로 나는 그런 상처를 다 참았는데 그는 왜 참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비난조의 대화를 하게 되고 결국 공감과 멀어집니다.

 

둘째, 인정받아보지 못한 사람이 타인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인정 욕구는 더 원초적으로 말하면 사랑 욕구입니다. 결국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에 대한 정서적 기대감이 높습니다. 때문에 서로가 자신을 더 이해하고 챙겨주길 바라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셋째, 콤플렉스도 공감을 방해합니다. 콤플렉스가 해결되지 않으면 특정 부분에 지나치리만치 집착하거나 고집을 부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콤플렉스에만 매몰되어 있는 사람의 마음은 굉장히 경직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자기 것으로 끝낼 수 있어야 공감이 시작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것이 자신의 콤플렉스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건너뛰고 타인을 공감하는 일로 넘어갈 방법은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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