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결혼을 앞둔 딸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담겨진 편지 형식의 책입니다. 하나의 심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인생 전반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40년간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쌓아온 지식과 지혜가 한꺼번에 정리되어있습니다. 삶에 도움이 되는 전반적인 내용을 훑는다는 느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성장 과정동안 자주 들어봤을 법한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조언들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무의식적으로 체득된 고정관념들이 나에게 있진 않은지 한 번 더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성년과 성년의 중턱에 있는 이들이 미리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저자의 이야기를 ①인생에 대한 태도, ②성취, ③관계와 사랑, ④감정, 이렇게 네 갈래로 나누어 포스팅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
인간은 태어나 부모라는 최초의 울타리이자 첫 번째 역할 모델을 만나게 됩니다. 한때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성장하는 데 독립은 꼭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만큼 달성도 어렵습니다.
한편 부모에게도 자식의 독립은 무척이나 어려운 과제입니다. 부모도 아이와 심리적 거리를 넓히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여전히 가까운 거리에서 자식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저마다 불완전한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 또한 자신의 미성숙한 점 때문에 자신이 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그런 일이 있다면, 그럼에도 딸이 그 상처의 고리를 끊어내고 스스로 행복의 길을 찾아가길 빈다고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한 개인은 부모에게 큰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영향은 삶을 결정짓는 데 절대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부모의 탓으로 돌리고 영원히 인생의 문제로부터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정립하는 것은 '나'라는 뜻입니다.
이에 더해 정신적 독립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경제적 독립이라고 저자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 독립이 선행되어야 정신적 독립도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철이 없다'는 말에서 '철'은 계절의 변화를 말한다. 결국 철이 없다는 건 수확의 시기를 놓쳐 생계를 이어나가지 못함을 뜻한다." "돈은 생존과 존엄과 자유를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그렇다고 돈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돈에 끌려다니는 삶은 너무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건강한 철학을 스스로 정립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찾기
때로는 타인이 욕망하는 것이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행을 맹목적으로 좇는 것이 그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정말 나 자신의 취향과 관심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깊은 사색 없이 남이 좋다 하는 것을 흡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물론 신념을 세우는데 다른 이의 이야기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의견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더라도 그 안에서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인생의 끝에 가서 덜 후회하려면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탐구해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움의 철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합니다. 꾸민다는 것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오롯이 스스로 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유물, 외모 등에 집착하는 것이 자신의 열등감을 가리기 위함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삶을 가꿈으로써 오는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공부하며, 그냥 재밌게
또한 저자는 죽을 때까지 공부 놓지 말라고 응원합니다. 앎에 대한 갈망은 인간이 지닌 욕구 중 최상위인 자아실현의 욕구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움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진 순수한 열망입니다.
즉, 배움이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자아를 키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중요합니다. 때문에 삶이란 배움입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한 인간은 계속해서 성장합니다.
나이가 들면 더 이상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시험이라는 이유가 없다면 공부는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 이외에도 세상에는 배워야 헤쳐나갈 수 있는 난관들이 많습니다. 그 난관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얻기 위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이때 공부란 문제풀이를 외우는 책상머리 공부가 아닙니다. 진짜 공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공부입니다.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는 삶의 뿌리를 내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공부를 세상에 기여하는 일에 쓰기를 바란다고 전합니다. 타인에게, 그리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입니다. 이 또한 자아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의 마지막 챕터는 저자의 어머니가 해주셨던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인생 별거 없다, 재미있게 살아라." 부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그것에 집중하느라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때문에 저자는 호기심을 잃지 말고 언제나 새로운 것에 설레길 바란다고 조언합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것들을 즐겁게 탐구하며, 한탄보다는 소중한 시간, 한 번뿐인 지금을 아끼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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